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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2019 화순이야기 - 고인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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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27
최고관리자
25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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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 : 2019. 8. 27. ~ 12. 15.

개 막 식 : 2019. 9. 4.(수) 14:00

두 번째 화순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우리가 발 딛고 살아온 이 땅의 역사 이전의 일들은 저 하늘의 별과 죽은 나무와 돌들만이 아는 이야기로 남았다. 시간은 쉼 없이 흐르고 우리가 머무는 오늘도 어느 순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터이지만 사진은 사라질 시간의 기억을 붙잡는다. 문자언어로 표상할 수 없었던 변화무쌍한 시공간이 시간성과 공간성의 울타리를 넘어 우리 앞에 선다.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걸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새로운 생명의 모체가 되는 죽음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남은 자들의 삶을 추동시키는 에너지로 승화하려는 노력이 바로 축제 같은 장례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 장례의 추모와 기원과 염원이 모여 표상된 고인돌의 형태로 남았다.

2019년 화순이야기의 주제는 고인돌이다. 고인돌은 납작한 판석이나 덩이돌 밑에 돌을 괴여 지상에 드러나 있는 ‘괴여 있는 돌’이란 뜻의 ‘괸돌’ 또는 ‘고임돌’에서 유래된 명칭이다. 거석문화의 꽃인 고인돌은 청동기시대 대표적인 무덤 양식으로 청동기 시대부터 철기 시대까지 주로 제작되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고인돌 유적을 보유한 우리나라에는 약 4만기의 고인돌이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우리 화순지역의 고인돌 유적은 도곡면 효산리와 춘양면 대신리 일대의 계곡을 따라 약 10㎞에 걸쳐 500여기의 고인돌이 군집을 이루어 집중분포하고 있다. 특히 채석장이 함께 발견되어 당시의 석재를 다루는 기술, 축조와 운반방법 등을 확인할 수 있어 보존가치가 매우 높다. 이러한 가치와 밀집분포도, 형식의 다양성 등을 인정받아 화순, 고창, 강화의 고인돌군이 200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고인돌 사진전을 위해 박하선·이정록 작가를 특별히 초대하였다. 박하선 작가의 효산리 눈 내리는 고인돌 군의 비장한 아름다움과 위엄은 천년의 세월과 바람이 빚어낸 풍광으로 우리의 시선을 붙잡는다. 이정록 작가의 고인돌을 휘도는 나비는 밤과 낮, 밝음과 어둠이 만나는 특별한 시공간을 재현해 낸다. 두 작가의 작업은 사진이라는 매체가 존재하는 것을 기반으로 보이지 않는 내면을 증폭시키는 예술형식이며, 근접할 수 없는 내면 속의 이야기를 표상하는 도구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죽음은 살아남은 것들의 기억 속에 새겨진다. 사위가 어두워지고 달과 별의 불빛을 길잡이 삼아 들풀의 노래에 맞춰 숨어 있던 생명체들이 춤을 추는 시간 수천년의 세월을 버텨온 고인돌에게서 우리는 어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선사의 메시지를 전해 줄 고인돌의 노래는 어떤 색으로 우리에게 올까. 유한한 인간의 삶이 경험할 수 없었던 선사의 이야기를 속닥거리는 시간, 보이지 않는 삶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섬세하고 미묘한 소통의 공간이 될 것이다. 2019 화순이야기-고인돌 사진전이 자아와 페르소나 사이에서 고민하는 ‘현실 속의 나’를 벗어 버리고 진실하고 따뜻한 원형과 마주하는 선사의 메시지를 만나는 특별한 체험의 시간이기를 바란다.